2024년 기준 국내 유방암 신규 환자가 연간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10년대 초 1만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남짓 만에 세 배가 된 셈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설마' 싶었는데, 가족력도 유전력도 없는 분들이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원인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제가 매일 쓰는 물건과 먹는 음식 안에 있을 수 있다는 점,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유방암이 왜 이렇게 늘었을까 — 배경과 맥락
유방암 증가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에스트로겐입니다. 에스트로겐이란 여성의 생식 기능과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유방 조직의 세포 증식이 촉진되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초경 연령이 낮아지고 폐경이 늦어지는 현대 여성의 신체 변화, 출산과 수유 경험의 감소, 여기에 음주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더해지면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이 길어졌다는 게 의학계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음주가 에스트로겐 대사를 방해해 혈중 농도를 높인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출처: IARC).
한 가지 더 짚어두고 싶은 건 '마른 비만'입니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지만 근육량이 부족하고 체지방 비율이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 이 경우도 체지방에서 에스트로겐이 추가로 생성될 수 있어 유방암 위험 인자로 꼽힙니다. 저 역시 몸무게만 보고 괜찮다고 안심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개념을 알고 나서는 체성분 검사를 따로 챙기게 됐습니다.
다만 유방암 증가를 단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검진 기술이 발전하고 수검률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았을 초기 암이 잡히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증가 수치를 볼 때는 이런 맥락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 안에 있는 환경호르몬 — 파라벤, 비스페놀A, PFAS
유방암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는 생활 속 화학물질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파라벤, 비스페놀A(BPA), 그리고 과불화화합물(PFAS)입니다.
파라벤(Paraben)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널리 쓰이는 방부제입니다. 여기서 방부제란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첨가하는 성분인데, 파라벤은 체내에 흡수된 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단정적으로 "파라벤이 유방암을 일으킨다"고 말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연관 가능성'이나 '동물 실험 결과' 수준이라, 인과관계를 확신하기보다는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스페놀A(BPA)는 플라스틱 용기와 영수증 코팅에 포함된 화학물질로, 열을 가하면 용출량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쉽게 말해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BPA가 음식으로 녹아 들어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바쁜 날이면 배달 용기 그대로 데워 먹는 게 습관이었는데, 이 내용을 알고 나서는 유리나 도자기 그릇에 옮긴 뒤 데우는 걸로 바꿨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번거롭다고 느꼈지만, 익숙해지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과불화화합물(PFAS)은 코팅 프라이팬, 햄버거·피자 포장지, 방수 처리된 의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별명이 '포에버 케미컬(Forever Chemical)'인데, 이는 한번 체내에 축적되면 분해·배출되는 데 수년이 걸릴 만큼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PFAS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방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을 지속 검토 중입니다(출처: 미국 EPA).
이 세 물질이 유방암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건 과학적으로 아직 이릅니다. 그러나 노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 손해 볼 게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아래처럼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바꾸는 걸 권합니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들
- 뜨거운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도자기 그릇에 옮겨 담기
-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은 미루지 말고 교체하기
- 피자·햄버거 포장지는 빠르게 제거하고 일반 냅킨으로 바꾸기
- 화장품 구매 전 성분표에서 파라벤·PFAS·프탈레이트(Phthalate) 여부 확인하기
- 배달 용기 재사용 하지 않기 —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리기

먹는 것부터 검진까지 — 실전 적용과 앞으로의 선택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방암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식품은 가공육, 초가공식품, 그리고 알코올입니다.
가공육은 국제암연구소(IARC) 기준으로 1군 발암물질로 등재된 식품군입니다. 1군이란 인체 발암성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로 확인된 물질을 의미하는데, 담배나 석면과 같은 분류입니다. 비상식량 개념으로 가끔 먹는 건 몰라도 일상에서 자주 먹는 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바쁜 아침이면 햄이나 소시지로 한 끼를 때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 분류를 알고 나서는 삶은 계란이나 두부로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란 당류, 지방, 첨가물이 다량 포함된 공장 제조 식품으로, 흰 빵, 과자, 탄산음료가 대표적입니다. 이 식품들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를 자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IGF-1이란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인자인데,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암세포의 증식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종류와 가격을 막론하고 에스트로겐 대사를 방해합니다. 매일 음주 시 유방암 발병률이 10% 이상 상승한다는 연구가 다수인 만큼, 습관적인 음주는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걸 다 끊어야 한다"는 말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도 압니다. 저 자신도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합니다. 중요한 건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의 차이입니다. 회식이 있어서 붉은 고기를 많이 먹었다면, 다음 날 브로콜리나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를 챙겨 먹는 식으로 균형을 잡는 게 오히려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검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방 초음파는 병원마다 다르지만 10만~20만 원 선에서 받을 수 있고, 40세 이상이라면 국가 건강검진으로 유방촬영술(mammography)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유방촬영술이란 유방에 낮은 선량의 엑스레이를 조사해 석회화 병변 등을 확인하는 영상 검사입니다. 20대 후반부터도 보험 급여로 저렴하게 받을 수 있으니,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내려놓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정말 위험한가요?
A. 용기에 따라 다릅니다.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어도 BPA 프리(BPA-free)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뜨거운 음식 자체를 유리나 도자기 용기에 옮겨 데우는 것이고, 저도 그렇게 바꾼 뒤에는 크게 번거롭지 않았습니다. "전자레인지 전용이라 괜찮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위험 요소를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비싼 화장품이 저렴한 제품보다 안전한 건가요?
A. 가격이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고가 제품이라도 파라벤이나 프탈레이트가 포함될 수 있고 저가 제품이라도 문제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격보다는 제품 뒷면의 전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파라벤 프리' 또는 'PFAS-free' 인증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 더 실용적입니다.
Q. 유방암 검진은 언제부터 받아야 하나요?
A. 40세 이상이라면 국가 건강검진으로 유방촬영술을 2년마다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하 연령이라도 20대 후반부터 보험 급여를 적용해 저렴하게 받을 수 있으며, 초음파와 병행하면 보완적인 검진이 됩니다. "젊으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석회화 유방암은 20대에서도 발견되는 사례가 있어 연령과 관계없이 주기적인 검진을 권합니다.
Q. 붉은 고기를 아예 안 먹어야 하나요?
A.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살코기 위주의 붉은 고기는 단백질과 철분 공급원으로서 역할이 있으며, 문제는 지방이 많은 부위를 습관적·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입니다. 가공육과 달리 신선한 붉은 고기 자체는 적절한 양이라면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빈도와 양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건강은 병원에서만 지키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코팅 프라이팬을 바꾸는 것, 배달 용기를 재사용하지 않는 것, 화장품 성분표를 한 번 더 보는 것처럼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 에스트로겐 노출 환경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파라벤이나 PFAS가 유방암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언하는 건 현재 과학 수준에서 이릅니다. 그러나 노출을 줄이는 방향의 변화는 리스크 대비 손해가 없는 선택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꾸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하나씩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 일상 전체가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 1회 유방 초음파 검진만큼 확실한 예방 수단은 없습니다. 알고 있어도 미루게 되는 게 건강 검진인데, 이 글이 그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함께보면 좋은글
▶ 건강검진 정상인데 유방암? 초기증상 없는 유방암 예방과 정기검진의 중요성
▶ 유방암 4기 완전관해 실제 후기, 폐 전이 후 임상시험으로 10년 생존한 이야기
유방암 4기 완전관해 실제 후기, 폐 전이 후 임상시험으로 10년 생존한 이야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그냥 넘긴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십니까. 피곤하면 쉬면 되고, 조금 이상한 느낌도 "원래 이러지 않았나" 싶어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 말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multimillionaire1.com
건강검진 정상인데 유방암? 초기증상 없는 유방암 예방과 정기검진의 중요성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전 항목 정상"이라는 문구를 보며 안도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야근 후 늦은 밤 과일을 먹고, 수면이 부족한 날이 반복되어도 검진 결과가 정상이면 괜
multimillionaire1.com